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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지방러 부모님과의 서울구경_서울 시청, 덕수궁과 돌담길 그리고 명동성당(중구 볼거리)

by 까꿍꿍 2023. 10. 29.

가을이 깊어져서 <더 플라자 서울>호텔 근처를 걸어보았다. <더 플라자 서울> 앞에는 시청, 덕수궁, 덕수궁 돌담길이 위치해 있으며 15분 정도 명동을 통과해 걸으면 명동성당을 볼 수 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산책이어서 더 즐거운 기억들이었다. 부모님의 반응도 소개하고자 한다. (전국의 효녀 효자들 모두 모이시라!)

방문일 : 2023. 10. 21- 22

 

1. <서울 시청>과 <덕수궁 그리고 돌담길>

시작은 <서울 시청>이었다. 알록달록한 빈백들이 시청 앞 광장에 깔려있어서 궁금했는데, 4월부터 [책 읽는 서울]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한다(11/12까지 운영)

. 실제로 빈백에 눕거나 앉아 독서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읽을 수 있는 책들도 몇 권 있었다. 가을과 참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이곳에서 반가운 서울의 상징인 '해치'를 만났다. 예전부터 해치가 나를 모티프 한 캐릭터 같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닮아서, 내심 해치 캐릭터를 응원했는데, 생각보다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해치 탈을 쓰신 분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리액션이 아주 좋으셔서, 옆에서 구경하시던 부모님까지 끌어들여 함께 사진을 찍게 했다. 역시 해치는 멋지다.

그다음 스팟은 덕수궁이다. 덕수궁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다. 하지만 계절마다 매력이 다양해서 충분히 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날, 덕수궁의 아름다운 단풍을 기대하고 갔지만 단풍은 아직이었다. 

덕수궁은 '월산대군'의 집터로 쓰이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난 후 피난 갔던 '선조'가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거처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궁궐로 쓰이지 않다가 '을미사변' 이후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난을 가고(아관파천) 다시 덕수궁으로 되돌아와 거처를 마련하고 '대한제국'을 선포한다. 사실 그전에는 '경운궁'이었는데, 이때 <덕수궁>이라는 이름을 다시 갖게 되었다.

이 날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회' 공연이 있었다. 이 날 '사자놀음'과 '포구락(구멍에 공을 던져 넣으면 꽃을 상으로 받고 실패하면 얼굴에 낙서를 당하는 놀이)'을 실제로 보았는데, 특히 예쁘게 한복을 입은 공연 출연자들이 얼굴에 먹칠이 되는 광경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덕수궁을 여러번 와 보았는데, 이날 <돈덕전>을 새로 보았다. <돈덕전>은 고종이 서양식 예식을 하던 공간인데, 2022년에 복원이 완공되었다고 한다. 내부는 <돈덕전>의 역사와 영상물 등이 소개되어 있으며 2층으로 되어있다. 솔직히.. 굉장히 많은 예산이 들었다고 하는데, 아름답긴 하지만 이 건물을 복원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와닿지는 않았다. 

 

 

덕수궁에서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이날도 역시 돌담길의 와플집은 인산인해였다.(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 짝꿍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와플집 옆 크레페를 파는 카페를 서성대다 결국 바나나 크레페를 손에 넣었다. 생각보다 크레페가 얇지 못해 그다지 맛은 없었다고 한다.

부모님과 돌담길을 걸었는데, 이날 하필이면 플리마켓이 열렸고, 그것도 애매하게 모두 파장하는 분위기라 돌담길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전해드릴 수 없어서 아쉬웠다. 차라리 밤에 와서 버스킹을 들었다면 조금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은 노란색 플리마켓의 천막들과 정치색이 강한 집회의 소음만의 낭자했다.

 

2. 명동성당

<더 플라자 호텔>에서 체크아웃 후 점심을 먹고 명동성당 산책을 했다. 명동성당을 가는 길에 명동거리를 지나서 갈 수 있는데 12:30분즈음이 되니 먹거리를 파시는 상인들이, 장사 준비를 하고 계신 것을 볼 수 있었다.(건강 먹거리 전도사 우리 엄마는 탕후루, 튀김 등을 보시고 눈을 질끈 감으셨다) 명동만 보면 코로나 이전의 그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슬슬 걷다보면 명동성당이 나온다. 이 날 나도 처음으로 명동성당의 내부를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아마 미사를 끝내고 나오는 시간대와 겹쳐서 가능했던 것 같다. 외관이 참 소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부도 소박하지만 제법 아름답다. 물론 유럽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이길 수 없지만, 마치 길가에 단단히 뿌리내린 들꽃 같아 목숨을 건 박해 속에서 힘겹게 뿌리내린 우리나라의 천주교의 모습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짝꿍과 함께 늦은시간 사람이 없는 명동성당을 가본 적이 있는데 낮과 밤 둘 다 매력이 있는 곳이다. 세월의 흐름을 간직한 건축물은 그 자체로도 참 존귀한 것 같다.

 

3. 부모님과의 서울 산책 후기

세상만사 모든 일이 내 뜻대로 흘러갈 수는 없다. 덕수궁 밖은 소음으로 인한 아수라장이었고, 덕수궁 돌담길의 운치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나뭇잎 색은 아직도 초록초록했다. 하지만 우리는 명동 성당 내부도 들어갈 수 있었고 날씨는 더할나위 없었으면, 덕수궁에서 진행되는 공연으로 눈이 참 즐거웠다.

부모님께서는 평소 서울의 유명한 관광지를 다녀간 것에 매우 만족스러워하셨다. 특히 내가 돌담길의 곡선과 반듯하게 쌓아진 담장에 놀라셨으며, 명동의 북적함을 함께 느끼셔 즐거워하셨다. 그리고 두 분은 이 날 참 많은 사진을 함께 찍으셨다. 전국에 계신 효녀 효자들께도 나의 산책 코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