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에서 가장 골치는 바로 짐 싸기다. 겨울이라 옷 자체의 부피도 크고, 방한 용품도 필요한데 한 달을 여행하려면 사실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많다. 예쁜 사진은 많이 찍고 싶은데 옷은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없고, 추위를 많이 타는 춥찔이라 각종 겨울 용품들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짐을 효율적으로 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오늘은 내가 직접 고르고 구매한 물품들 중 정말 가져가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물품과, 캐리어에서 자리만 차지할 뿐 정말 쓸모없었던 물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든 상품은 내. 돈. 내. 산!이니 편견 없이 봐주길 바란다.
1. 유용했던 물품
(1) 포켓베드 (aka. 여행용 전기장판)
결론부터 말하면 아무리 겨울 여행이라도, 호텔에만 묵는 사람들에게는 전기장판이 전혀 필요가 없다. 우리는 장기여행이기 때문에 빨래할 일도 생길테고, 음식도 해 먹고 싶어서 초반에는 호텔들을 잡고, 중 후반에는 거의 에어비앤비를 잡았다. 나는 포켓베드(부피가 작고 경량화된 전기장판)가 생각보다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각 하나씩 2개를 구매했고 캐리어 자리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2개를 모두 챙겨 왔다. 구매를 하고 캐리어에 넣을 때 까지도 고민이 많았고, 사실 초반 호텔에 있을 때는 '저거 괜히 사서 2개나 들고 왔다...'라며 굉장히 후회를 많이 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에 묵고 나서부터 거의 매일 사용하는 효자템이 되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날씨가 그리 춥지 않기 때문에 집에 단열이 그리 잘 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온돌 문화가 잘 발달한 곳에 적응된 한국 사람들에게는 라디에이터나 히터로는 열기가 충족되지 않는다. 특히 에어비앤비가 넓으면 넓을 수록 히터를 아무리 틀어도, 히터 바람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곳만 따뜻하고 그 열기가 방 전체로 퍼지는 느낌은 없었다. 또한 여행을 하다 보면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은 날이 있었는데, 그런 날에 전기장판을 틀고 충분히 자면 다음 날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에어비앤비를 묵는 사람들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2) 다양한 색의 머플러
사실 나는 목에 뭘 두르는 것을 좋아하고 머플러로 포인트 주는 것을 원래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더더욱 '집에 있는 머플러를 더 들고올 걸...'이라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 이유는 겨울 여행에서는 외투를 많이 챙길 수 없어, 매일 색다른 룩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머플러가 굉장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목도리는 사이즈나 성별에 구별이 없기 때문에, 남녀가 같이 쓸 수 있다. 더군다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일교차가 심하여,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 입는 것이 효율적이다. 머플러는 추울 때 두르고 더울 때 입기 편리하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도 유용하다. 여러모로 머플러는 효용성이 좋은 아이템이다.
참고) 생각보다 스페인-포르투갈에는 우리가 많이 착용하는 얇은 스타일의 머플러보다는 엄청 두껍고 뚱뚱한 머플러를 좋아한다. 만약 얇은 스타일의 머플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페인에서 사게, 안 들고가야지...'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3) 압축 파우치
이건 거의 필수템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패딩이나 니트류들은 부피를 줄이려면 꽤나 줄일 수 있다. 예전에는 다이소에서 파는 압축팩을 사용했었는데, 압축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한 번 압축해 놓은 옷은 꺼내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압축 파우치는 사용도 굉장히 간단하고 꽤나 드라마틱하게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나는 BRANDEN이라는 제품을 구매했다. 생각보다 비싸서 굉장히 망설였었는데, 브랜드 데이 때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구매해서 한 달 동안 써 본 결과, 내구성이 강하여 망가짐이 없고, 사용도 편리하여 돈 값하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BRANDEN 제품이 아니더라도, 겨울 옷들을 싸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압축 파우치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4) 긴 패딩이나 코트보다는 짧은 코트나 경량패딩
긴 외투가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부피가 크다. 긴 패딩 1개를 포기하면 짧은 패딩 2개를 챙길 수 있다. 그리고 긴 옷을 입어야 할 만큼 춥지 않다. 또한, 안달루시아 지역은 낮에 외투를 입는 것이 덥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짧은 옷들은 입고 나가서 낮에 에코백에 쑤셔 넣을 수가 있는데, 긴 패딩은 처치 곤란이다. 여러모로 짧은 코트나 경량패딩이 유용하다.
(5) 여행용 전기포트
여행용 전기포트는 호텔에 묵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먼저 호텔에 전기포트가 없을 때가 있고 있어도 온갖 괴담들로 인해 쓰기가 찝찝하다. 전기포트로는 주로 컵라면을 먹거나 햇반을 데우거나 뜨거운 물을 마실 때 사용하였다. 물론! 호텔 조식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가져가지 않아도 될 물품일 것 같다.
한 가지 추천을 하자면, 전기포트를 구매할 때에는 햇반이 쏙 들어가는 크기의 전기포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지티스몰에서 boral이라고 적혀있는 전기포트를 구매해서 사용했는데, 불편함 없이 잘 사용하였다.
여행용 전기포트 접이식 미니 커피 휴대용 분유 햇반 지티스 옵션 A : 지티스몰
여행용 전기포트 접이식 미니 커피 휴대용 분유 햇반 지티스 옵션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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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 밖에
- 다이소에서 파는 3구 멀티탭 : 전기장판을 가져가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하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가벼운 것을 사서 들고 가면 좋다. 돌아올 때 캐리어 무게가 무거우면 부담 없이 버리고 올 수도 있다.
- 핫팩 : 새벽에 일출보러 갈 때나, 추운 날 유용하다. 하나씩 사용하고 버릴 때 쾌감이 쏠쏠하다.
- 휴대폰 스트랩 : 스마트폰을 훔쳐갈까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아예 손목에 걸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게 마음이 편하다.
- 과도 : 과일 러버들에게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너무 큰 과도는 빼앗길 염려가 크기 때문에 작은 과도를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 자전거체인 : 에어비앤비를 묵을 때 체크아웃 시간과 우리의 이동 시간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운이 좋으면 에어비앤비에서 짐을 보관해주기도 하지만, 뒷 손님 때문에 불가능할 때가 있다. 이런 때 우리는 양해를 구하고 계단이나 복도 쪽에 통행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짐을 묵어두고 남은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부피가 크지 않으니 챙겨갈만한 가치가 있다.
2. 쓸모없던 물품
(1) 물주머니
전기장판을 가져간다면 물주머니까지는 필요가 없다. 사실 물주머니를 사용하려면 물을 끓이는 수고로움이 필요한데, 바쁜 여행자들에게는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하도 숙소가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물주머니까지 챙겨갔는데, 정말이지 캐리어 밖으로 단 한 번도 나오지 못한 녀석이다.
(2) 너무 많은 양말들과 속옷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냄새나는 옷들을 캐리어에 넣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그날 입은 속옷과 양말은 되도록 그날 그날 손빨래 하게 되었다. 사실상 스페인에서 내가 사용한 속옷과 양말은 2~3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면 너무 양말과 속옷들을 많이 챙겨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3) 라면
요즘 한국 라면이 불티나게 팔린다고는 하지만 아쉽게도 스페인과 포르투갈 마트에서 한국 라면을 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다만, 아시아 식자재 마트에서는 라면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그다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다시 여행을 간다면 나는 라면보다는 그 부피와 무게의 햇반을 가져갈 것 같다. 햇반은 생각보다 한국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서 사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에어비앤비를 많이 묵는 날이 많고, 햇반의 부피와 무게가 부담스럽다면 차라리 쌀을 조금 가져가서 냄비밥을 해 먹는 것이 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털이 달린 부피 큰 롱패딩
우리가 챙겨가진 않았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롱패딩을 들고 갈 생각을 한다면 뜯어 말리고 싶다. 생각보다 스페인-포르투갈 겨울은 혹독하지 않고, 추운 날에는 히트텍 2개 입기 신공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세상 최고의 춥찔이가 보증한다.
여행기간, 숙박시설, 여행 스타일 등에 따라 개인차는 있을 것이니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 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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